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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처럼 나 역시 40세에 은퇴했다.

아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냥 마흔살에 직장을 그만둔 퇴직자에 불과 했다.

여전히 다시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사로잡힌 실업자.

 

대학 전공을 살려서 취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은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전공을 그대로 살려서 좋은 곳들만 다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계약직 연구원으로 회사생활하며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장면도 보고,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에서는 우리가 만든 무인기가 하늘을 향해 이륙하는 장면도 생생하게 봤다.

 

2021년이 시작된지 얼마안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든게 시들해졌고, 무작정 프로그래밍이 하고 싶어져서 회사를 그만뒀다. 솔직히 그냥 회사 생활을 그만하고 싶었던것 같다. 코딩 부트캠프도 4~5개월 다녔는데 재밌지가 않았다.

 

그렇게 지난 2년을 그냥 좋아하는 책이나 읽고, 빈둥대고…한마디로 멍때리며 놀았다. 그렇게 놀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불안이 따라다녔던것 같다. 

불안을 조금이나마 해소해보고자 거제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다. 농촌체험마을에 지원을 했고, 측량 회사에 원서를 내보기도 했는데, 둘다 떨어졌다. 거제는 날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났다. 은퇴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에 정말 많은 공감을 했다. 평생 몸쓰는 일을 해보지 않아 거제에 널리고 널린 조선업에 감히 도전장을 내야하나 고민도 많이 했고, 소득이 없으니 소비를 굉장히 많이 줄여야 한다는 사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인정을 안하거나 못했거나 였던것 같다. 나는 은퇴를 하고 싶었다는 사실을.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치고, 정해진 시간을 지켜 일을 해야한다는게 지친거다. 

이 모든걸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굉장히 편해졌다. 그리고 너무 늦지 않게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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